비즈니스

'미국 진출' 리치빔, 2년만에 법인 철회?

[지금 이 회사는][리치빔]③64억 투자 후 폐업…"현지 직원은 채용중"

2020. 07. 16 (목)
'피자나라치킨공주'로 설립 20여년 만에 국내 시장에는 탄탄하게 뿌리를 내린 리치빔. 리치빔은 국내 사업 성공에 힘입어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해외 사업 성과는 미지수다. 지난 2018년 64억여원을 들여 미국 법인을 세웠지만, 만 2년이 채 되기 전에 법인 설립을 취소했다. 

의아한 점은 미국 법인 등록을 취소한 뒤에도 현지 직원을 뽑고 있다는 점이다. 리치빔은 왜 폐업한 해외 법인의 직원을 뽑고 있을까? 
◇'64억원' 들인 해외법인…2년만에 '폐업'?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리치빔은 지난 2018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RB Melchi, Inc.' 라는 이름의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설립 금액은 64억 2174만원에 달한다. 매장 운영이 필요한 프랜차이즈업이라는 특성을 고려해도 작지 않은 규모다. 

미국 법인 설립에 앞서 남양우 리치빔 대표이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 현지 법인을 내고 직영점을 운영할 것"이라며 "보통 프랜차이즈들은 한인들이 많은 곳에서 1호점을 내면서 시작하는데 우리는 한국인이 거의 없는 곳에서 시작할 예정"이라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야심차게 해외 진출을 선언했지만, 순탄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당초 외식업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것으로 업종 신고를 했지만, 이후 수차례 업종을 바꿨다. 마지막으로 확인되는 업종은 '커머스'로 멸치쇼핑 등 온라인 오픈 마켓 서비스 운영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폐업'한 해외 법인에서 근무할 직원을 찾습니다? 
RB Melchi, Inc.의 업종을 수차례 바꿔 신고하던 리치빔은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부에 법인 철회 신고를 냈다. RB Melchi, Inc.를 설립한 지 1년 9개월여만이다. 

의아한 점은 리치빔이 여전히 해외 법인 운영을 위한 직원을 채용 중이라는 것이다. 리치빔은 지난 3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미국 내 구인구직 사이트에 '라스베가스에서 근무할 직원을 찾는다'는 채용 공고를 냈다. 채용 공고에서 밝힌 업종은 온라인 오픈 마켓, 업무는 라스베가스 법인 사무실 및 인원 구축, 관리 등이다. 

당초 미국 법인 설립 주소는 로스앤젤레스의 남 대표의 미국 자택, 법인을 설립하며 낸 직원 채용 공고에 적힌 근무 지역은 로스앤젤레스였지만, 지난달 모집을 시작한 현지 직원의 근무 지역은 라스베가스로 바뀌었다. 

사업 철회한 해외 법인 소속의 직원을 어떻게 채용할지는 의문이다. 리치빔 측은 해외 법인 직원 채용에 대해 문의하자 영주권 또는 시민권 소지 여부를 먼저 물었다. 해외 법인 설립 경험이 있는 A씨는 "미국 법인을 철회한 상태에서 미국 내 직원을 채용하면, 그 직원은 어느 회사 소속으로 채용을 할 것인지 의아하다"며 "국내 회사 소속으로 해외 직원을 채용할 경우 원천소득세만 40% 가량 된다"고 설명했다. 
◇해외 법인 '폐업'하면 '64억' 투자금은 어디로? 
현지 직원 채용은 미국 사업을 계속하기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법인 설립을 취소한 이유는 찾기 어렵다. 미국에서 법인 설립 업무를 한 적 있는 B 미국 변호사는 "미국에서 계속 사업을 할 생각이라면 사업 지역이 바뀌었다고 법인을 세웠다가 폐업을 하고 다시 법인을 세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B 미국 변호사는 "지역을 옮긴다고 세금 차이가 큰 것도 아니고, 당초 법인을 세울 때 관련 사항을 미리 확인하고 지역과 방법을 결정하기 마련"이라며 "특히 사업 규모가 64억원에 달하는 큰 규모의 투자인데, 이 정도 검토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상당히 어설퍼 보인다"고 말했다. 

리치빔이 해외 사업을 접을 경우, 법인 설립을 위해 투자한 64억여원은 다시 리치빔에 귀속된다. 하지만 회사가 해외 사업을 하며 모든 비용을 사용했다고 신고하면, 투자금은 사라진다. 해외 법인이 투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B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해외 사업을 하며 사용한 비용은 제외하고, 남은 투자금은 다시 리치빔에 귀속된다"면서도 "전액 사용했다고 신고할 경우 이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이 경우 리치빔이 돌려받을 투자금은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외에서 근무 중인 C 미국 변호사는 "자본금을 해외로 가지고 나가서 사업이 잘 안돼서 영업 손실이 난 것으로 처리한 후 폐업 처리를 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며 "이런 방법으로 허위 거래를 만들어 자금 세탁을 해주는 업자도 있다"고 덧붙였다.  

컴퍼니타임스는 리치빔 측에 해외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수차례 문의를 했지만, 리치빔은 이와 관련한 어떤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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